2018년의 마지막 달. 12월 1일, 소니센터 남대문과 함께하는 BMW 드라이빙 센터 출사 이벤트(이하 출사 이벤트) 에 다녀왔다.
나는 포토그래퍼라 여러 촬영을 하지만 요즘엔 자동차와 관련된 사진작업을 주로 하는 입장에서 이번 출사 이벤트는 업무가 아닌, 즐기는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 생각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오늘 행사를 참석함에 있어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FE 400mm의 타사 대비 개선점이다. 소니를 비롯해(비록 1세대 A7) 타사 35mm 풀프레임 바디, 디지털백까지 갖고 있기 때문에, 렌트 및 간접체험으로 써 본 3세대 바디 욕심보다는, 새로운 마운트의 장망원 렌즈가 얼마나 촬영을 쾌적하게 해 줄 것인가가 궁금했다.
출석 확인 및 간단한 모두말씀 후 시스템 소개를 듣게 되었는데 기존에 익히 알고 있던 부분이지만, 기술적으로 궁금했던 부분도 해결되어, 최신 렌즈에 대한 갈망이 점점 커가고 있음을 느꼈다.
행사를 진행하는 대행사 및 소니센터 남대문에서 점심메뉴를 출사 이벤트 당첨 확인과 함께 예약해 주어서, 빠른 식사 및 휴식시간이 될 수 있었던 점은 아주 좋았다.
식사를 하고 이명재 작가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웹이나 잡지에서 보았던 사진을 다시 보게 되니 익숙했다. 내 작업과 방향은 다르지만 다르다는 것은 즉 내가 잘 하지 않는 것들이라, 촬영시간 때 최대한 반영을 해 보려고 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사진과 함께 설명을 하겠다.
사실 업무상 촬영을 할 때는 클라이언트의 요청도 있고, 기본만 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 많아, 실험적이거나 반복된 도전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편하게 촬영할 때야 말로 연습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나는 B조라 실내 모델촬영부터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런 모델 촬영은 짧게 찍고 빠지는 것에 몸이 적응 되어, 렌즈 선택때부터 모델 촬영의 묘미 보다는 렌즈의 활용도에 초점을 두고, 같은 조 유저들이 렌즈를 준망원 화각을 다 선택한 후 FE 24MM F1.4 GM 렌즈를 선택했다.
과거에 타사 24mm, 35mm F1.4 렌즈를 사용해보면 밝기 대비 아쉬운 화질과 부피와 무게가 부담스러웠는데 정말 놀라울정도로 작아졌다.
이 사진의 촬영 주안점은 ‘원거리에서 무언가를 걸쳐 촬영했을 때 충분한 해상력이 나오냐?’를 중점으로 두고 촬영했다. 나는 보통 행사 촬영을 나가면 기록용으로 꼭 담아두는 구도이기도 하다.
조리개를 F4 정도에 두고 적당한 모델과 배경이 되는 자동차와의 심도를 확보 한 후, 임의의 피사체(진열장) 을 걸쳐 촬영했는데, 가볍게 Capture one에서 컨버팅 후 오히려 비네팅을 살짝 주었을 정도로 렌즈 자체의 주변부 광량 저하가 크지 않은 점이 놀라웠다. A7R3의 고화소, 고화질 덕에 크롭 여유가 충분했다.
FE 24mm의 깨끗한 빛망울(이하 보케)을 보기 위해 앞에 이른 크리스마스 트리를 걸쳐 촬영했다.
조리개는 F1.8 인데, 렌즈 표면이 잘 정리된 터라 보케가 상당히 깨끗했고(물론 조리개를 거의 개방한 상태라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음), 앞에 걸쳐진 나무의 흐려짐도 자연스럽고 예쁘게 표현된 것 같다.
렌즈 교환 시간이 되어 잠시 FE 85mm F1.4 GM 렌즈로 바꾸어 촬영해보았다.
조리개는 F2에 놓고 촬영을 했는데 원거리에서도 A7R M3 의 고화소, 고화질을 충분히 받쳐주는 렌즈 성능에, 내심 ‘조리개 1stop 조여봤자 타사 구 설계의 85mm 수준에서 얼마나 좋아졌겠냐?’ 라는 생각을 완전히 깨버렸다. 굉장히 선명하고 선이 얇게 느껴졌다.
물론 업무상 줌렌즈 위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구매할 수 있어도 효용성이 떨어져 구매를 못하는 점은 아쉽다.
밖으로 나와 조이워크 전망대에 올라갔다. 내심 FE 400mm 나 FE 100-400mm 를 쓰고 싶었지만 대수가 여의치 않아 FE 70-200mm F2.8 GM 렌즈를 사용했다.
바디는 기함인 A9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RAW대신 JPEG로 놓고 연사 버퍼 부담없이(가져간 메모리는 쓰기속도 95MB/S 급) 큰 수정 안하고 보도용으로 얼마나 괜찮을까 기대도 해 보며 촬영을 시작했다.
선두차량은 검정색의 750LI, 후미차량은 그레이색의 M760LI 였다. 블랙이 묻힐 듯 말 듯 한 경계임을 히스토그램상에서 판단 후 노출을 1stop 2/3 정도 낮추고 촬영을 시작했다.
A9의 초점포인트에 무조건 들어올 수 밖에 없는 짧은 코너구간이라 부담없이 전자셔터 20연사에 맡겨 촬영을 시작했다.
검정 차량이라 초점포인트가 큰 DSLR 같은 경우에는 자칫하면 초점을 놓칠 수 있는데, 촬영자가 패닝 속도 및 포커싱 포인트만 잘 조율하면, 반복된 시도를 하지 않더라도 빠르게 베스트컷을 만들 수 있었다.
한차례 내 입맛에 맞게 컨버팅 및 크롭을 거친 사진이지만, JPEG 원본 자체를 송고해도 웹용으로, 보통의 지면용으로 손색없는 화질과 균형잡힌 컬러, 콘트라스트 밸런스를 보여줬다.
강의 내용대로 작가님이 즐겨 하시는, 그렇지만 나는 그다지 즐겨 쓰지 않는 저속 셔터스피드 패닝에 도전해보았다.
해가 지는 상황이다. 1/60s, F14, ISO 50 에 촬영을 시도했다. 사실 조이워크에서 내려보면 차량의 속도는 낮아보이지만, 저 트랙을 여러 BMW 차량으로 달려본 바 적어도 50km/H 정도는 충분히 나오는 코너이며, 롤링, 피칭, 요잉이 다양하게 표현되는 곳이며, 촬영 타겟으로 담은 코너 탈출부는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때문에 사진을 많이 버릴 것이라 예상했다.
연사 매수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 편인데, 크게 힘들이지 않고 20연사 안에서 무조건 한 컷 이상은 사진이 나왔다. 차량의 속도에 맞게 패닝만 잘 하면, 마치 짐벌에 꽂고 돌리는 듯 한 기분으로 패닝샷이 가능했다. 5축 손떨림방지, 그리고 연사, AF연산, 블랙아웃 프리가 정말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갖고있는 타사장비는 손떨림방지가 하나도 없는 렌즈들이기 때문에 더욱더 확연히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스트레이트 구간 사선 패닝에 도전해보았다. 1/100s에 놓고 시야에 보인 직후부터 셔터를 눌렀는데, 여러 번 시도해 본 결과, 그래도 초점포인트가 가장자리보다는 살짝 안쪽에 있어야 초점이 맞은 후 크롭 및 작업도 유리함을 다시 느꼈다. (A9에서 가장자리보다 살짝 안쪽에 포커싱을 한다고 해도 기존 DSLR의 포커스 포인트보다는 바깥쪽이다.)
조이워크 위에서는 위와 같이 한정적인 구도로 촬영 할 수 밖에 없어서, 아래로 내려와 서킷 방호벽에 붙어 FE 16-35mm F2.8 GM렌즈로 다시 촬영해보기로 기약하고 마지막 실습 장소로 내려갔다.
위 사진은 잡지 한 페이지에 실리면 어떨까 싶은 모습이라 가볍게 촬영해 보았다.
조이워크 아래, 오프로드코스 옆으로 내려오니 광각 및 표준화각으로 이루어진 A9 바디와 렌즈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들과는 다르게 즐겨보고자 FE 16-35MM F2.8 GM 렌즈를 선택하고 방호벽 가까이에서, 드라이빙 센터를 이용중인 고객들 차량을 중심으로 몸을 풀어보았다.
나는 지금도 A7 1세대 및 타사 DSLR로 KRC 오프로드 경기 및 각종 rig 촬영을 하고있다.
짧게나마 터득한 팁은 카메라가 초점 맞출 여유가 있고, 코너 공략에 있어 일정 궤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긴 드리프트 및 슬라이딩 상황에서 조금 더 드라마틱한 환경은 역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역광 상황에서 AF-C에 놓고 촬영할 경우, 플래그쉽 바디를 포함 DSLR 방식의 카메라들은 패닝 시작점에서 피사체 추적에 실패하면 아예 맞지 않거나, 초점범위 근처에도 못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역광이 점점 강해지는 상황에서 35mm에 놓고 1/80s로 촬영해 보았다. A9의 경우 경험상 기존 1세대 2세대 대비 비교도 안되는 성공률을 보여줬다.
위 사진에 이어 차량을 끝까지 추적하여 패닝한 거의 마지막 컷이다.
차량 면에 비추는 빛이 역광에서 사광, 다시 순광으로 바뀌는 상황, 거리가 사선방향으로 점점 멀어짐에도 끝까지 정확히 추적 가능한 점은 점은 인상깊었다.
이번에는 거의 수평에 가까운 패닝이다. 1/80s에 놓고 촬영했는데, 화각이 살짝 넓어서 컨버팅 할 때 크롭해서 비율을 맞췄다. 이정도 수평 패닝은 사실 어떤 카메라를 써도 포토그래퍼 스킬 싸움이라 장비 탓을 하면 안된다.
rig 샷에서도 이런 구도는 현실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진가들은 앞에 걸쳐 볼 만한 것들을 따로 찍거나 virtual rig 프로그램으로 cgi작업을 통해 구현해 내곤 한다.
하지만 오늘은 촬영에서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방호벽 틈 사이로 렌즈를 최대한 밀착시켜 촬영했는데, 컨버팅 할 때 일부 크롭은 했으나, 넓은 광각렌즈 특성상 위 아래 방호벽의 넓이를 충분히 가져갈 수 있었고, A9의 촘촘한 초점 포인트와 연사 덕분에, 쉽게 마음에 드는 장면을 담아낼 수 있었다.
위의 사진과 동일하게 1/60s 로 셔터스피드를 더 낮춰 촬영한 결과물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패닝 속도감을 5축 손떨림방지, 빠른 AF로 더 쉽게, 그리고 20연사를 통해 더 많이 건져낼 수 있어서 비록 업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만족스러운 촬영이었다.
더불어 럭키드로우때 기대도 안한 1등 당첨이 되어 굉장히 기뻤고 전원 증정한 32gb sdhc 메모리도 서브 메모리로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또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의 차량 촬영 역시, 간만에 나와서 촬영하게 된 위 사진들도 꽤 마음에 들게 나와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 겨울에 접어들어 차량 촬영을 많이 하지 않아 cgi 개인작업 위주로 하게 됨)
다만 이런 프로그램이라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타사렌즈의 컨버터 사용 및 FE 장망원렌즈의 체험 댓수를 늘려 타사대비 소니 바디의 우수성, 렌즈의 비교우위를 조금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 장점과 단점을 구분하는 것은 촬영자의 몫이기 때문에 소니 카메라와 렌즈의 성능이 이정도라면 더 과감하게 비교를 시켜줬으면 더 적극적인 마케팅이 되지 않을까?
아쉬움은 살짝 있지만 이러한 촬영을 하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진을 하는 분들에게도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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